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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0만명 전수검사 한다고? 중국 상하이 `코로나 셧다운`

손일선,이승훈,이유진 기자
손일선,이승훈,이유진 기자
입력 : 
2022-03-28 18:02:32
수정 : 
2022-03-29 06:5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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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감염 확산세 심하자
인구 2500만 거대도시 봉쇄

테슬라 등 현지 공장들 중단
한국 제조기업도 다수 진출
장기화땐 피해 눈덩이 될듯

中 방역전략 수정 목소리에
`제로코로나` 정책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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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시에서 한 검역원이 방호복을 입은 채 황푸강을 지나 푸둥지구로 향하는 터널 입구를 걸어가고 있다. 이날 상하이시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도시 봉쇄 조치가 내려짐에 따라 고속도로에도 이동 제한 조치가 취해졌다. [로이터 = 연합뉴스]
중국의 '경제수도'인 상하이가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으로 인해 순차적으로 도시 봉쇄에 돌입했다. 금융 허브이자 세계 최대 무역항이 위치한 상하이가 사실상 도시 전면 봉쇄에 들어감에 따라 중국은 물론 세계 경제에 단기적인 충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상하이 봉쇄를 계기로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결국 수술대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8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상하이시는 전날 밤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28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도시를 단계적으로 봉쇄한다고 밝혔다. 상하이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황푸강을 경계로 푸둥신구 등 강 동쪽과 남쪽 지역은 28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황푸구 등 강 서쪽 지역은 다음달 1일부터 5일까지 봉쇄된다.

연일 코로나19 확진자가 2000명을 넘어서자 결국 도시 봉쇄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영국 BBC는 "코로나19 발병 이후 역대 가장 큰 규모의 도시가 전면 봉쇄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봉쇄 기간 전 주민을 대상으로 두 차례 핵산 검사가 실시된다. 이 기간에 주민들은 외출이 금지되고 버스, 지하철, 택시 등 대중교통도 운행이 중단된다. 또 봉쇄구역 내 기업은 물, 전기, 연료, 가스, 통신 등 공공 서비스를 제외하고 모두 조업을 중단하거나 재택근무를 해야 한다. 공항, 철도 등은 최소한으로 운영되지만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이용할 수 없다는 게 상하이시의 설명이다. 상하이는 그동안 경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확진자나 밀접 접촉자가 발견된 주거지역 위주로 여러 곳을 바둑판처럼 잘게 나눠 봉쇄하는 방식을 취했으나,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하자 결국 단계적 전면 봉쇄 방식으로 급선회했다.

2500만명이 상주하는 상하이시가 단계적으로 봉쇄되면서 경제적으로도 거대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당장 상하이에서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28일부터 4일간 생산을 중단한다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테슬라 공장은 시 정부가 28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봉쇄 조치를 내린 황푸강 동쪽 지역에 위치한다.

테슬라 상하이 공장(기가팩토리)은 이달 초에도 상하이 지역 코로나19 확산으로 조업을 중단했다가 지난 18일 다시 문을 열었다. 하지만 도시 봉쇄로 일주일 만에 또 생산라인을 멈춰 세운 것이다. 블룸버그는 "중국은 테슬라에 세계 2위 시장이고, 상하이 공장은 유럽·아시아 다른 지역으로 수출하는 자동차를 생산한다"고 전했다.

다른 기업들의 피해도 커질 가능성이 높다. 상하이는 이전 도시 봉쇄를 단행했던 다른 중국 도시에 비해 규모가 훨씬 크고 제조시설 밀집도도 높다. 중국 최대 철강 업체인 중국 바오우스틸과 국유 3대 자동차 기업인 상하이자동차(SAIC), 중국 최대 제약 회사인 상하이제약그룹이 상하이에 본사를 뒀다.

반도체 공급망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상하이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장장 지역에는 파운드리 세계 6위 업체인 화훙이 제조공장을 운영한다. 중국 최대 반도체 업체인 SMIC는 본사와 생산시설 일부가 상하이에 있다.

물류 허브인 양산컨테이너항구와 푸둥국제공항 운영 여부도 주목된다. 상하이는 지난해 수출입 4조위안(약 766조원)으로 중국 전체 수출입 39조1000억위안(약 7490조원)의 10.2%를 차지했고, 상하이항은 컨테이너 물동량 기준 세계 1위 항구 자리를 12년째 지키고 있다.

상하이 당국은 푸둥공항과 양산항구 폐쇄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다만 시 정부는 푸둥에 기반을 둔 모든 회사가 '폐쇄루프' 또는 '재택근무' 방식으로 운영될 수 있다고 밝혀 물동량이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도시 봉쇄로 상하이 금융시장도 주목받고 있다. 일단 상하이증권거래소는 28일 정상적으로 운영됐다.

한국 기업들도 이번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KOTRA와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상하이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모두 564곳으로, 이 중 제조 기업은 167곳에 달한다

상하이 인근 장쑤성 우시에서 메모리 반도체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SK하이닉스도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했다. 상하이 봉쇄가 장기화한다면 물류에 큰 차질이 발생할 뿐 아니라 우시 봉쇄 가능성도 점차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주재원과 근로자 상당수가 공장에서 숙식하며 체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시 공장은 SK하이닉스 D램 생산량 중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핵심 제조시설이며 전 세계 D램 생산의 15%를 책임지고 있다.

[베이징 = 손일선 특파원 / 서울 = 이승훈 기자 /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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